8월 15일 광화문에서의 풍경 조금 진한 잡담

 8월 15일 오세훈시장이 아기자기(?)하게 바꾸어 놓은 광화문광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때가 때인지라 몇몇 시민들이 광화문에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더랬다. 아이들이 쪼르르 달려와 태극기 달라고 작은 두 손을 내미는 등 나름 화기애애한 모습이 이어졌다. 그런데 어디선가 무전기를 든 사람이 다가와 태극기를 나눠주는 행위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중단하라고 했다. 도대체 무슨 오해의 소지인지 모르겠다며 태극기를 나눠주던 시민들이 무전기를 든 사람에게 항의하였다. 한창 옥신각신 언쟁이 오고간 후 무전기를 든 사람이 자리를 옮겼고 태극기를 나눠주던 시민들은 계속 태극기를 나눠주었다. 태극기 배포가 끝나자 한 사람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시민들이 제창을 하였고 특히 아이들이 명랑한 목소리로 제창을 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 경찰들이 우르르 몰려와 최초 만세삼창을 외친 사람을 포위하였다. 만세삼창이 무슨 죄이길래 이런 식으로 행동하냐고 만세삼창을 외친 사람이 경찰에게 따졌고 시민들도 합세하여 경찰에게 항의했다. 이순신장군 동상 앞의 분수대에서 즐겁게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런 와중에 어떤 시민이 일제시대 순사들이냐고 경찰에게 외쳤고 경찰간부로 보이는 사람의 얼굴은 붉그락푸르락 변했다. 잠시 후 경찰간부가 자리에서 사라졌고 경찰병력도 철수했다. 이 일은 일제시대도 아닌 70년대 군사정권때도 아닌 2009년 8월 15일에 있었던 일이다.

 애석하게도 우리의 경찰들은 스스로의 무덤을 너무 잘 파는 것 같다. 어떤 정치비판적 구호도 아닌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을 뿐인데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 과연 그들의 주인인 청와대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또한 어떤 시민이 외쳤던 것처럼 왜 스스로 일제시대 순사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인가. 권력의 도구들이 주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이해가 아닌 행위의 과정에 대한 이해) 이와 같은 오버플레이로 주인에게나 스스로에게나 먹칠하지 말자. 다시 말하건데 경찰들이여 자신의 양심보단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그대들의 행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해 되는 부분이 있지만 제발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란다. 당신들에 대한 어떠한 기대치도 없지만 적어도 당신들이 하는 행위 정당성의 확보와 이미지 싸움을 통해 조금이라도 당신들의 편을 늘려야 되지 아니하겠는가? 왜 오버플레이를 자주 반복하여 스스로를 망쳐가는가. 이제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지체장애인들에게 느껴지던 동정심이 당신들에게서도 느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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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8월 15일 광화문 주변의 풍경 2009/08/17 15:02 #

    8월 15일 광화문에서의 풍경광복절을 맞이하여 전경들에게 시민들과 함께 광복절을 기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경찰청장.아.... 근데 애들 기뻐하는 자세가 영 불편해 보이네~... more